삼십년을 제사 음식을 하고 나니.(안동 지방 제사 음식) :: 미닐멀선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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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십년을 제사 음식을 하고 나니.(안동 지방 제사 음식)
    맛있는 음식이야기/쉽게 만드는 집밥 2021. 7. 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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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선정신입니다.

    다들 집에서 제사를 모시는가요?

    저는 결혼하고 올해로 31년째 제사음식을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기제사 5번. 추석. 설 해서 총 7번을 지냈어요.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제가 시집인 안동으로 가서

    제사 음식을 하다가, 우리 애들이 크면서 평일에

    시집에 내려가기가 힘들어서 대구 제가 사는 집에서

    제사를 모시게 되었어요.

    처음엔 시아버지, 시숙부님. 시숙모님이 제사를 모시러 왔어요.

    시간이 흐르니 시아버지. 시숙부님은 돌아가시고

    안동에 계시는 시숙모님. 대구 시숙모님. 부산 사촌 시동생 내외가

    제사에 참석을 하게 되었어요.

     

    코로나 시국이라 올해는 부산 시동생 내외도 안 오게 되고

    대구 시숙모님은 가벼운 치매 증상이 있어서

    제사를 오는 걸 귀찮아하시는 것 같네요.

     

    오늘 제사는 직장 다니는 아들이 출장을 가서 내일이나 되어야 올

    수 있어서 남편과 저 이렇게 두 사람이

    남편의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모시게 되었네요ㅜ

     

    가부장적인 남편을 억지로 설득하여서

    조부모님 제사. 시부모님 제사 이렇게 기제사를 두 번만 지내고 있어요.

     

    제사를 모시면서 저는 최대한 간소하게 음식을 차려야겠다.

    다른 사람 눈을 의식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2020.10.01 - [맛있는 음식이야기/쉽게 만드는 집밥] - 제사 나물 간단하고 맛있게 만드는 팁(삼색나물과 가지나물.콩나물국)

     

    제사 나물 간단하고 맛있게 만드는 팁(삼색나물과 가지나물.콩나물국)

    안녕하세요. 선정신입니다.  주부 30년 차이지만 딱히 요리를 잘하거나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부터 제사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였는데요. 제사 음식 맛이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sara8282.tistory.com

     

    제사 음식은 일단 장 보는 거도 쉽지 않아요.

    아파트촌에 살다 보니 , 시장이 잘 없고

    요일 장에나 가야 조금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마트에 파는 제사 음식재료는 가격이 많이 비쌉니다.

     

    저는 먼저 나물이랑 콩나물국. 그리고 탕을 먼저 끓입니다.

    제사음식.탕

    같은 안동지방이라도 탕은 끓이는 게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친정에서는 엄마가 상어. 고등어. 소고기를 무를 넣고

    아주 많이 끓이셨는데, 시집에 오니 소고기와 무만 넣고 끓이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에 밀가루를 조금 개어 넣어서 조금 빡빡하게 

    만들더라고요.

     저도 어른들이 계실 땐 시댁 어른들 식성에 맞추어 끓였는데

    요즘은 무. 소고기. 상어. 다시마 이렇게 넣고 맑게

    끓입니다. 간은 집간장과 소금으로만 해요.

    안동지방 제사음식: 전

    안동에는 제사에 배추전을 부칩니다.

    위에는 배추전. 고구마전. 마른 명태전. 동태포 전. 두부전

    이렇게 구웠어요.

     

    여기서 조금 더 잘하려고 하면. 미나리전.

    동그랑땡을 합니다.

     

    대구에 오니 부추나 파전도 제사에 올리더라고요.

     

    안동은 제사 음식에 마늘 같은 양념류나 파. 부추는 쓰지

    않고 있어요.

    안동 제사 음식

    제사에는 무조건 조기를 씁니다.

     

    종갓집에 제사가 많다면 다른 거 다 안 해도

    조기와 삼색나물. 콩나물국 탕을 끓여서 지내요.

    저는 사실, 이제 이렇게만 지내고 쉽네요.

     

     조기는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생선이에요.

    제사음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안 먹게 됩니다.

     

    그런데 마트에는 왜 그렇게 비싸고 팔고 있는지

    이번 제사에는 시장에서 15,000원 주고 한 마리 구입하였어요.

    조금 더 큰 조기가 20,000원 하는데

    제사 지내고는 천덕꾸러기가 되는 음식이라

    조금 작은 거로 구입했어요.

     

    상어를 돔배기라고도 하는데 영천 돔배기가 맛있다고 합니다.

    저는 삼십 년이 지났지만 그 맛을 아직 모르겠어요.

     

    마트에서 조금만 사서 한 꼬지만 만들었어요.

     

    양념은 진간장. 설탕 . 참기름으로 간을 합니다.

    저번 제사에 조금 다르게 해 보았는데

    역시 맨날 먹었던 맛이 제일 입맛에 맞네요.

     

    제사 음식을 잘 한다고 하거나, 큰제사에는

    고등어 꼬지와 문어를 올리는데요.

    고인이 돌아가신 첫제사에는 아주 많은 음식을 준비하여서

    추모를 위해 온 식구들과 나눠 먹기도 합니다.

     

    문어는 안동에 가면 신시장 같은 데 가면 큰 문어를 한 다리씩 잘라서파는데, 문어를 즉석에서 삶아 주는데가격이 많이 비싼 대신에 맛있어요.

     

    대구에서는 그렇게 큰 문어를 잘 팔지 않고한 쟁반에 올릴 수 있는 문어를 파는데, 안동서먹은 문어 맛은 따라가기 힘듭니다.

    제사음식, 소고기 꽂이

    제사음식에는 소고기가 꼭 들어갑니다.

    돼지고기도 같이 쓰기도 하는데, 저는 쓰지 않아요.

    소고기도 해 놓고 다 먹기 벅찹니다.

    그리고 닭을 올리기도 해요.

     

    소고기 양념은 진간장. 설탕. 참기름으로 미리 재워 두었다가

    프라이팬에 식용유 두르고 구웠어요.

     아들이 좋아합니다.

     

    그 외 계란을 삶아요.

     

    그리고 과일은 여름이라서 수박. 참외. 사과. 배. 밤. 대추. 곶감

    이렇게 샀어요.

     

    고지식한 남편이 바나나. 멜론 이런 거 올리면 싫어합니다.

     

    귤. 포도, 딸기 같은 과일도 올리기도 하고요.

    귀신이 싫어한다고 복숭아 같은 과일은 금기로 되어 있어요.

     

    삼십 년을 제사 음식을 하여서 레퍼토리를 다 읋고 있어서

    음식 하기가 어렵지 않는데도 

    제사가 다가오면 마음이 심란합니다.

     

    언제까지 제사를 모셔야 하는지, 아들이 장가가고 며느리를

    본다고 해서 제사음식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요즘 애들이 제사를 지내겠어?라고 했다가

    부부 싸움할뻔했어요..

     

    평생을 살아오면서 친정 부모님 제사 음식은 해 보지도 못하고

    시댁 어른들 제사음식을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남편,

     남편의 고리타분한 생각을 바꾸려면

    내가 아프거나 죽는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인 생각이

    드니깐, 서글프네요.

     

     우리 아들에게는 절대로 엄마 제사는 지내지 

    말라고 해야겠어요.

     엄마가 생각나면 누나랑 만나 밥 한 끼 하면서

    엄마 이야기하면 좋을거 같네요.

     

    농경사회에서는 씨족이 한동네에 살아서 제삿날에는 없는 살림이라도

    음식을 많이 해서 나눠 먹는 재미로 살았지만

    가족이고 친지고 뿔뿔이 흩어져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시대에 맞지 않는 풍습을 미풍양속이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가져가야 하는지 많이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선정신의 넋두리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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